당신을 사랑합니다. - 옮긴 글

어떠한 결혼에 있어서도 너무나 중요한 성공의 요소인 사랑의 헌신은 인생의 가장 비극적인 순간뿐만 아니라, 관계를 갉아먹고 소진시키는 매일매일의 좌절의 순간에도 필요하다. 일상적으로 겪는 사소한 갈등 요소들도 시간이 지나 쌓이게 되면 비극적인 사건들보다 관계에 더 치명적인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아무리 사이가 좋은 부부간이라 해도 서로를 그다지 좋아할 수 없을 때가 있다. 심지어 자신의 배우자를 다시는 사랑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느낄 때도 있다.

여기서 문제는 바로 감정(feel)이라는 단어에 있다. 사랑의 감정이란 너무 가변적인 존재라 관계를 오랫동안 지속하는 힘이 되지 못한다. 감정은 있다가도 사라진다. 감정은 마치 못이 박힌 자동차 타이어와 비슷하다. 타이어에 공기가 빠지면 차에 타고 있는 모든 사람들은 온몸으로 울퉁불퉁한 길을 경험하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변덕스러운 감정을 생각하면 어느 젊은 변호사의 결혼식에 관한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결혼 서약을 낭독하는 순간이 되어 주례 목사님이 이렇게 물었다. “이 여인을 아내로 맞아 기쁠 때나 슬플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병들 때나 건강할 때에도 사랑할 것을 서약합니까?”

신랑의 답변에 그 목사님은 기절초풍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이렇게 대답한 것이다. “예. 아니오. 예. 아니오. 아니오. 마지막 질문에는 예입니다.”

실제로 있었던 어느 결혼식에서는 신랑 신부가 자신들이 계속 서로 사랑하는 한 결혼생활을 유지하겠노라는 서약을 했다고 한다. 두 사람은 탁월한 이혼 변호사를 미리 준비해 두는 편이 좋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 부부에게는 곧 이혼 변호사가 필요할 것이기 때문이다. 감정에 기반을 둔 관계는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사실, 감정은 상습적인 거짓말쟁이로, 증거가 없는데도 우리의 최악의 두려움을 기정사실로 만들기도 한다. 젊고 용감한 사람조차 고삐 풀려 날뛰는 가정의 속임수에 속아 넘어갈 수 있다.

인간관계에서 작용하는 감정의 중요성을 부정하라는 것이 아니다. 감정을 느끼지 못하도록 자신을 꼭꼭 닫아 걸은 사람들은 사실 매우 건강하지 못한 사람들이다. 하지만 감정이란 결코 신뢰할 대상이 되지 못하며 때로는 폭군과도 같아는 사실을 반드시 기억해야 한다. 결코 감정이 우리를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이 원칙은 보통 초대교회 이래로 지켜져 왔다. 바울은 고린도후서 10장 5절에서 이렇게 말한다. 모든 생각을 사로잡아 그리스도에게 복종케 하니.” 아주 분명한 말씀이 아닌가. 또한 갈라디아서 5장 22절을 살펴보자. “오직 성령의 열매는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오래 참음과 자비와 양선과 충성과 온유와 절제니.” 성령의 열매라고 불리는 덕목 중에 가장 마지막에 기록된 것이 바로 절제의 실천이다.

감정적으로 성장했으며 영적으로 성숙했다는 증거 가운데 하나는 충동적인 감정을 다스리고 이정으로 자신의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과 자발성이라고 할 수 있다. 바로 이 절제력이 있어야 도망가고 싶을 때에 그 생각을 누르고, 소리 지르고 싶을 때에 혀를 통제하며, 돈을 마구 쓰고 싶을 때에 절제하고, 바람을 피우고 싶을 때에 정절을 유지하며, 자신의 행복보다 배우자의 행복을 더 우선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자질들은 한쪽으로 치우지고 변덕스러우며 신뢰할 수 없는 감정이 주도권을 잡도록 내버려 둘 때에는 결코 얻을 수 없는 것들이다. 관계에 있어서 감정이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반드시 의지와 평생에 걸친 헌신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사랑은 무수히 여러 가가 방식으로 묘사할 수 있지만 결혼에서 “당신을 사랑합니다”라는 말의 진정한 의미는 “내가 살아 있는 한 당신 곁에 있을 것을 서약합니다”라는 뜻이다. 그것은 또한 “당신이 실직당할 때나, 건강과 부모와 용모와 자신감을 잃어버릴 때 그리고 친구들이 당신을 버릴 때에도 나는 당신 곁을 지킬 것입니다”라는 의미다. 그것은 “내가 당신을 일으켜 세울 것이며, 당신의 약점에는 눈을 감고, 당신의 실수를 용서할 것이며 당신의 필요를 나 자신의 것보다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시련이 닥칠지라도 당신 곁을 지킬 것입니다”라는 배우자를 향한 약속이다.

[위의 글은 제임스 답슨, 『부부를 위한 행복 플러스』(도서출판 디모데)에서 발췌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