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나누기

10-08-14 10:07

선우의 자전거

성경옥
댓글 8
선우에게는 화경이언니(황희숙권찰님 막내딸)에게서 물려받은 낡은(!) 자전거 한대가 있었다. 황권찰님은 낡았다고 조금은 미안해 하며 주셨지만 우리 선우는 너무나 좋아하며 탔고, 계단밑에 세워둔 자전거를 보며 오고 갈때마다 아주많이 뿌듯해 했었다.
 
그런데 어느날 그 자전거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알고보니, 윗집 할머니께서 선우의 낡은 자전거가 고물인줄 알고 고물차가 왔을때 버렸던거다.ㅜㅜ
 
계단을 오르내릴때마다 자전거를 보며 뿌듯해하던 어린 선우의 마음이 할머니에 대한 야속함으로 바뀌었다.
" 윗집 할머니가 선우 자전거 고물할아버지한테 줬데? 아 왜~~~ㅜㅜ"
우리 선우는 생각날때마다 이렇게 이야기했다.
 
몇개월이 지난 몇일전 용원이 오빠가 타던 세발 자전거를 또 물려 받았다.
그것도 선우가 좋아하는 둘.리.가 자전거 앞머리에 우.뚝. 서있는 멋진 자전거를.
우리선운 너무너무 좋아하며 용원이오빠 자전거가 선우것이 되던날 더운것도 모르고 밖에서 몇시간을 자전거만 탔다.
 
난 네임팬을 가져다가 자전거 뒷자리에 흐릿하게 남아있는 김지은이라는 이름위에 
 '삼성하이츠 202호 남선우'라고 또렷하게 써놓았다.
 
그리고 선우에게 "선우야. 뭐라고 써있는지 읽어볼래?" 했더니.
우리 선우 거침없이 대답한다.
 
" 할머니. 자전거 버.리.면.안.돼.요~"
 
푸하하...
 
엉뚱하고 당당하게 말한 그 대답이 너무나 우습기도 하고  귀여웠지만, 이 어린아이에 마음에 자전거를 갖고 싶었던 간절함과 윗집할머니에 대한 나름의 원망이 있었구나. 생각하니 선우에게 좀 미안했다. 싼거라두 일찌감치 하나 사줄것을....
 
(은혜가 되는 이야긴 아니지만 우리 아이들의 시선으로 보는 작은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서 두서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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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현 10-08-14 12:07
    하하하
    선우다운 대답인거 같아요~
    선우의 방귀얘기 듣고도 완전 쓰러졌었어요~
    선우와 깊은 대화를 나누고 싶군요~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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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리자 10-08-14 17:46
    너무나도 이쁜 선우 화이팅1 이번에는 정말 자전거 가져가시면 안됩니다^^
  • 김지영 10-08-15 00:01
    ㅎㅎ 예쁜 동화 한 편 읽은 것 같아요~ 선우도 선우의 엄마도, 그리고 선우의 둘리자전거도 모두모두 화이팅^^
  • 추정은 10-08-15 00:06
    우리 떤우 목소리가 들리는듯해요. 지지배
  • 황영미 10-08-15 23:05
    완전 동화네요^^
  • 최종옥 10-08-16 11:21
    정말 재미진 선우네 동네 이야기^^ 월욜 아침이 산뜻합니다~~~
  • 김서영 10-08-16 18:49
    정말 오랜만에 맘이 정화되어지는것 같아요,,, 어른들이 볼 수 없는 아이들의 시선속 세상~~~
    다시 그 시절로 돌아갈 순 없겠지만, 선우와 선우모친을 통해 잠깐이나마 순수함을 나눕니다..
  • 이정화 10-11-19 08:17
    선우야~~ ^^
    정말 많이 컸구나... 보고싶당.... ^^
    깨끗한 맘을 가진 선우야 할머니 용서해드려.... ㅋㅋ